최종편집 : 2026.07.16 22:55
Today : 2026.07.17 (금)

요즘 AI 수업만큼 빨리 마감되는 수업이 없다. 호기심도 있고, 불안도 있다.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신청 버튼을 누른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올해 AI·디지털 교육에 61억 원을 투입하고 7만4천 명을 대상으로 한다고 했을 때, 기대가 컸던 것도 그래서다. 그런데 솔직히 걱정이 하나 있다. 이 교육이 '신기하다'에서 멈추지는 않을까.
AI 교육 현장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흐름이다.
이미지를 그려보고, 음악을 만들어보고, 챗GPT에 질문을 넣어본다. 수강생들은 놀란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면 거기서 멈춘다. 뭘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고, 내 일에 어떻게 쓰는지는 배우지 않았으니까.
신기함은 짧다. 습관은 필요에서만 만들어진다. 본인의 삶에 정말 필요하다고 여길 때에야 비로소 지속적인 활용이 시작된다.
서울의 한 재단이 운영하는 AI 교육 과정을 보면 입문만 4시간씩 8회, 총 32시간이다. 중급도 같은 분량이다. 혹은 이미지 생성만 12시간, 영상 제작만 12시간처럼 한 영역을 깊이 파고든다.
2시간짜리 체험 수업과는 설계 자체가 다르다. 시간을 충분히 들여야 도구가 손에 익고, 손에 익어야 "이걸로 내 문제를 풀어볼까" 하는 생각이 따라온다. 체험은 문을 여는 것이고, 실전은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무료 AI와 구독형 AI의 격차다.
교육 현장에서는 대부분 무료 버전으로 실습한다. 그런데 무료 버전의 한계는 뚜렷하다. 응답이 느리고, 결과물의 정밀도가 떨어지고, 기능에 제한이 많다. 이걸 써보고 "AI가 별것 아니구나" 하고 돌아서는 분들이 적지 않다.
구독형 AI를 써본 사람과의 체감 차이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미술 수업에서 물감값을 내듯, AI 수업에서도 구독료를 재료비로 여기는 인식이 필요하다. 교육 기간 동안 기관에서 구독료를 지원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전북도의 61억 교육 사업은 방향 자체는 맞다. 다만 그 성과를 "몇 명이 수료했는가"로만 측정한다면 아쉬울 것이다.
교육 석 달 뒤, 자기 일에 AI를 쓰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인가. 그 숫자가 진짜 성적표다.
7만4천 명이 한 번씩 체험하는 것보다, 그중 7천 명이 자기 삶에서 AI를 도구로 쓸 수 있게 되는 것. 그것이 61억의 가치를 증명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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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례
글로컬빌리지협동조합 이사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 및 HRD 석사
AI 활용교육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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