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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6.09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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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새 일꾼이 왔다, AI로 무엇을 바꿔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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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에 새 일꾼이 왔다, AI로 무엇을 바꿔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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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지방선거가 끝났다. 전북에서도 도지사와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과 시의원을 새로 뽑았다. 앞으로 4년 동안 우리 지역을 맡아 운영할 사람들이다.


이번 선거에서 'AI'는 자주 등장한 단어였다. 전북이 지금 AI 산업의 새로운 거점이 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있다. 지금까지의 AI가 화면 안에서 글이나 그림으로 답하는 데 머물렀다면, 피지컬 AI는 트럭이나 농기계, 로봇처럼 '몸'을 가진 기계에 들어가 현실에서 직접 움직이고 일하는 기술이다. 전북이 이 산업의 적지로 꼽히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상용차와 농기계를 오래 만들어온 산업 기반이 이미 자리 잡고 있어서다.


이 사업은 지난해 정부 추경에서 국비 229억 원이 확보되며 첫발을 뗐다. 완주 이서와 전북대 일원에 실증 단지가 들어서고, 정부와 전북도는 2030년까지 사업 규모를 1조 원까지 키울 계획이다. 큰돈이 오랜 기간 움직이는 사업인 만큼, 새로 뽑힌 분들이 이 AI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앞으로 4년의 모습이 달라진다. 도지사와 시장·군수, 교육감이 각자의 자리에서 마주할 과제는 조금씩 다르다.


도지사에게 피지컬 AI는 새 산업을 유치하는 문제이기 이전에, 전북이 오래 해온 산업을 지키는 문제다. 완주 봉동의 현대차 공장과 군산의 타타대우는 한국의 중·대형 트럭을 30년째 만들어온 곳이다. 그런데 이 트럭 산업이 지금 큰 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디젤 엔진이 전기와 수소로 바뀌고, 운전대를 사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잡는 쪽으로 가고 있어서다. 현대차 전주공장만 해도 2027년부터 중형 전기트럭을 새로 만들기 위해 생산 라인을 바꾸는 공사를 하고 있다. 운전대를 소프트웨어가 대신 잡는 이 변화가 곧 피지컬 AI이고, 전북에게 그것은 바깥에서 들여오는 낯선 산업이 아니라 30년 만들어온 트럭이 다음 시대로 넘어가는 일이다.


그래서 이 사업의 성패는 연구센터가 몇 개 들어서고 실증이 몇 건 이뤄졌느냐가 아니라, 그 기술이 봉동과 군산의 공장 라인으로, 또 전북 청년의 일자리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도지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큰 예산이 실증과 보고서 안에서만 돌다가 정작 지역의 고용으로는 내려오지 않는 상황이다.


시장·군수의 자리에서는 AI를 보는 눈이 또 달라야 한다. 시·군은 큰 산업단지보다 주민의 하루하루와 더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구가 줄고 어르신만 남은 지역에서 AI는 새 산업의 이름이기 이전에, 사라져가는 생활을 떠받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전북은 이미 그 문제의 한가운데에 있다. 농촌에서 가게가 하나둘 사라지면서 어르신들이 생필품 하나 사기 위해 먼 길을 나서야 하는 '식품사막' 현상이,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곳이 전북이다. 마을에 소매점이 없으니 두부 한 모, 달걀 한 판 사기도 쉽지 않다. 이런 곳에서 AI와 데이터는 화면 속 기술이 아니라, 누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먼저 알아내는 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정부는 단전·단수, 건강보험료 체납처럼 흩어져 있던 45종의 정보를 한데 모아, 위기에 빠진 가구를 미리 찾아내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이 신고하기를 기다리는 대신, 데이터가 먼저 위험 신호를 읽고 공무원에게 알리는 방식이다. 여기에 안부 전화나 생필품 배달, 구매 대행 같은 생활 서비스를 묶으면, 시골 어르신의 장보기와 돌봄을 한 줄기로 이을 수 있다. 시·군이 고민할 것은 큰 시스템을 새로 짓는 일이 아니라, 데이터로 먼저 살펴 정작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에 사람을 연결하는 일이다.


교육감의 몫은 두 가지를 함께 길러내는 일이다. 하나는 AI를 다룰 줄 아는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AI가 만든 것을 분별하는 눈이다.


먼저 다루는 능력이다. AI 도구는 빠르게 평등해졌다. 이제는 무료로도 웬만한 그림과 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 도구를 제대로 배우는 기회까지 평등한 것은 아니다. 도시의 학원가에서는 쉽게 닿는 배움이, 완주의 산골 학교 아이에게는 멀 수 있다. 학교가 그 출발선을 맞춰주지 않으면, AI는 격차를 줄이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격차를 벌리는 도구가 된다.


다른 하나는 분별이다. 학생들이 AI를 쓰는 데는 점점 익숙해지지만, 진짜 정보와 그럴듯하게 꾸며진 거짓, 실제 사진과 만들어진 이미지를 가려내는 일은 또 다른 능력이다. 전북교육청도 올해 이 점을 분명히 했다. AI 교육의 무게중심을 기술을 다루는 능력에서 윤리와 판단력 쪽으로 옮기고, 가짜뉴스와 딥페이크를 가려내는 법, 저작권과 개인정보를 지키는 법을 가르치겠다고 밝혔다. 방향은 옳다. 남은 일은 이 방침이 공문서나 몇몇 시범학교에만 머물지 않고, 모든 교실의 수업 시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세 가지는 따로 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가 AI를 다루고 분별할 줄 아는 아이를 길러내고, 그 아이가 자라 전북에 남아 트럭과 농기계를 만드는 일자리를 얻고, 사람이 사는 지역이 다시 어르신을 돌볼 여력을 갖는다. 산업과 복지와 교육은 결국 한 사람의 삶 안에서 만난다.


'AI 도시 전북'이라는 이름을 내거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그 AI가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과 생활에 실제로 가닿는 일이다. 새로 뽑힌 분들에게 바라는 것은 멀리 있는 청사진이 아니라, 그 4년 동안 도민이 주인공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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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례

글로컬빌리지협동조합 이사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 및 HRD 석사

AI 활용교육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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